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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글쓰기 방식

by 달빛도 머무는 웃음 2023.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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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글쓰기 특강-아놀로그 글쓰기 방식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라는 우스개가 있다. 
하지만 글쓰기는 그렇지 않다. 글쓰기는 티끌 모아 태산이 맞다.
하루 30분 정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수첩에 글을 쓴다고 생각해 보자.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매주 엿새를 그렇게 하면 180분, 세시간이 된다. 
한달이면 열두 시간이다. 1년을 하면 150시간이 넘는다. 
이렇게 3년을 하면 초등학생 수준에서 대학생 수준으로 글솜씨가 좋아진다. 
나는 그렇게 해서 글쓰기 근육을 길렀다.  
아날로그
달빛도 머무는 웃음 -방금전 유시민작가가 나오는 유튜브를 보았는데 보면 볼수록 매력있다.  그에게 있는 풍부한 어휘력를 배우고 싶다.  부지런히 그의 글을 읽어보자  하나. 둘 . 셋.

 

유시민 작가 
누누이 강조한 것처럼, 글을 쓰려면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방법을 살펴보자. 우리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글쓰기 근육을 만들려면 아날로그 방식으로 훈련해야한다. 최대한 옛날 사람들이 하던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글쓰기 근육

글쓰기 근육을 만들고 싶으면 일단 많이 써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생각은 자유롭고 상념은 스쳐간다. 생각하는 데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  버스 안에서든 샤워 꼭지 아래서든, 아니면 횡단보다도 위에서든 생각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아, 이건 중요한 생각이네 . 꼭 기억해놔야겠다. 그런 생각도 적어두지 않으면 금방 사라진다.생각과 느낌은 붙잡아 두지 않은면 내 것이 아니다. 우리 뇌는 엄청난 용량을 지녔지만 모든 정보를 다 저장하기에는 충분 하지 않다. 
 
스물일곱 살 부터 서른살이 될때까지 2년 남짓, 나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글을 썼다. 작은 스프링 수첩 가지고 다니면서 뇌리를 스치는 모든 생각을 적으려고 노력했다. 완전한 문장을 만들지는 않고 중요한 단어만 적었다. 나중에 메모를 보면서 그때 생각 했던 것을 재생했다.  224쪽 
 
달빛도 머무는 웃음와 - 갑자기  내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1987년 봄 압구정동 어느 레스토랑이었다. '접선'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정찰한 다음 구석진 자리를 잡고 보리차를 홀짝이면서 실내를 둘러보았다.  원풍모방노동조합 부위원장 출신 노동운동가 이옥순이 조용히 들어와 마주 앉을 때까지, 수첩을 꺼내 눈에 보이는 것과 생각나는 것을 적었다. 몇살 위여서 내가 누님이라 했던 그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기억을 되살려 보면 대충 이런 메모였다.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226쪽

그날 밤 자취방에서 메모를 들여다보며 짧은 글을 썼다.  당시 나는 물질과 의식의 관계에 대해서, 미의식과 윤리 의식의 근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레스토랑 사장의 졸부적 심미안을 과시하는 가짜 스테인드글라스로 저녁노을이 들어와 여자의 몸에서 부서졌다. 

수족관과 화분 너머로 보이는 옆모습.윤기를 내며 어깨 위로 떨어진 생머리, 깨끗한 피부, 선명한 콧날, 여자는 예뻤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내가 그 여자를 보면서 느낀 아름다움은 실체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은 대상 그 자체의 속성인가, 아니면 인식의 주체인 내가 느끼는 주관적 감정일 뿐인가? 아름다움은 대상에 존재하는가, 인식주체의 의식에 존재하는가?

혹시 둘 모두에 존재하는건 아닌가? 아름다운것과 추한 것을 구별하는 객관적 기준이 있을까? 미추에 대한 인식은 생물학적으로 주어지는가, 사회적으로 습득하는것인가?

만약 사회적으로 습득한 것이라면 미의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면 영원한 아름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때쓴 메모는 모두 사라졌고 거기 담았던 상념과 감정도 다 흩어져버렸다. 그렇지만 남은것이 있었다. 글쓰기 근육이었다. 그것이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자산이 되었다. 그러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그때와는 아주 다른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자투리 시간이 생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컴퓨터로 무언가 글을 쓰는 사람은 간혹 있다. 그러나 수첩에 손으로 글을 쓰는 '아날로그형 인간'은 천연기념물만큼 희귀하다. 

 

뭐든 많이 쓰는 것이다. 문자로 쓰지 않은 것은 아직 자기의 사상이 아니다. 글로 쓰지 않으면 아직은 논리가 아니다. 글로 표현해야 비로소 자기의 사상과 논리가 된다. 

 

달빛도 머무는 웃음 - 저 흘긴 메모가 마인드 맵이 되어서  저렇게 훌륭한 문장으로  장식되는거 보니 심장박동이 심하게 빨라졌다  아날로그형 인간이 되어 수첩에 손으로 글을 써보자  그것이 내게도 살아가는 자산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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